밤에는 전기요에 히터 틀어야 하고, 

낮에는 반팔 입고 다녀야 하는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아침에 뒷마당 내다보면 눈 온 것처럼 서리가 쫘악 껴있고, 

오늘 낮에는 25도를 드디어 넘겼습니다. 

사무실에 두고 온 겉옷이 3개. ^^;;




며칠 전 비가 오는 날, 날씨도 으스스하고, 모처럼 일찍 퇴근도 했고 해서

스타벅스에서 따뜻한 커피나 한잔해야겠다 싶어서, 

줄을 섰는데, 거의 30분을 기다렸어요. 

10분 정도 지났을 때 이미 후회를 했지만, 기다린 게 아까워서 커피 한 잔 마셨어요. 

아침에는 가끔 한 잔의 여유를 누리곤 하는데, 오후에는 사람이 너무 많아요. 

저녁에도 이렇게 많을 줄 미처 몰랐던 거죠. 

그래도 이쁘게 봄비 내리던 날~!


우리 집 앞마당에 있는 꽃나무들.

복숭아, 개나리, 꽃배나무.

뒷마당에 있는 체리나무에도 꽃이 폈을 텐데 내일은 뒷마당에 나가 봐야겠어요. 


원래 이 자리에는 매실나무가 있었는데, 아무래도 여기랑은 날씨가 안 맞았나 봐요. 

매실청 담가 먹으려고 했는데... 


3년 정도 열매없이 꽃만 피우더니 돌아가신 매실나무를 파버리고,

재작년에 심은 미니배나무, 아직 사이즈가 작아요. 






아래 사진은 성당에 있는 체리블라썸


막간을 이용해서 들렀던 아울렛에서 본 봄꽃들~ 

나이 먹었나 봐요. 이제 꽃을 보면 자꾸 사진을 찍네요. 

여기서 꽃을 배경으로 제 사진도 3장.. ㅋㅋ

물론 성당 체리 블라썸 앞에서도 찍었죠. 

엄마를 자꾸 닮아가요.



오늘 오후에는 부활절 준비를 위해 시내에 나갔다 왔어요. 

구상을 마쳤고, 내일부터 조금씩 준비할 거예요. 




아래 사진은 따라 하려고 찍어온 사진들입니다. 





몰골이 추래해서 목욕시킬까 했는데, 

귀찮아서 세수만 시켰더니, 

이제 두려고 빨아서 개어 놓은 담요 위에 올라가서는, 코까지 골며 주무시는 우리 코코양입니다. 

오늘 뭐하셨는지, 개피곤하신가봐요.



행복한 봄날들 보내시길 바랍니다.

오늘은 우리 코코 백신과 체크업, 덴탈 검진과 스케일링 예약이 있는 날이었어요. 


우리 코코 견생 6년 반에 세 번째 스케일링이었습니다.

2년에 한 번씩 돌아옵니다. 


첫 번째 스케일링은 2살 때 했었고, 그때 덧니 3개도 같이 빼주셨었죠.

그것도 덧니는 공짜로~~

이빨 빼고 집에 와서 많이 아파했어요. 



 두 번째 스케일링할 때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4살 견생 어느 날 아침.. 굴러가는 공을 쫓아가다가 코코가 비명을 지릅니다.

눈물을 쫑쫑 흘리다가 도로 멀쩡해지길래, 접질렸나 했어요.

우리 코코의 병명은 그 유명한 슬개골 탈구~ 움직일 때마다 빠져서 수술을 해야 했습니다. 

토이 사이즈의 견공들에게는 피부병만큼이나 흔하다는 그 병이었습니다.

기분 좋을 때마다 뒷다리 깽깽이를 한다고 생각했는데, 계속 아팠나 봅니다.

아파도 아프다고 말을 못 하니 잘 살폈어야 했는데....

그렇잖아도 덴탈 예약이 잡혀 있었는데.. 마취하는 김에 두 개 같이 할 수 있냐고 여쭤봤더니 가능하다고 하시길래

같이 해버렸습니다. 마취 횟수도 줄이고, 비용도 줄이고... ㅡ,.ㅡ



그리고 오늘 6살 반쯤 세 번째 구강검진과 스케일링을 하고 왔어요. 



강아지 구강검진은 전신 마취를 해야하지만서도, 

구강 문제는 다른 건강 문제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아주 중요한 과정이라고 합니다. 




우리 코코는 2살 때부터 지금 다니는 동물 병원에 다니고 있는데, 

백신이나 검진을 위해 일 년에 두세 번 정도 가야 해요. 

이 병원에서 우리 코코 수술도 여러 번 했었어요. 


다른 병원에서 했던, 중성화 수술 부작용으로 재수술도 했었고, 

슬개골 탈구 수술도 했고... 

병원에 가는 건 기가 막히게 알아채고, 차에서부터 부들부들 떨거든요. 


미국은 병원비가 엄청나서 엄마 아빠는 아파도 참고 사는데, 

우리 코코는 호강합니다. 


암튼 오늘 검진에서는 구강 건강 상태도 아주 훌륭하고, 

이제 나이가 있으셔서 추가된 혈액 검사에서도 간과 콩팥 등등이 아주 상태가 좋으시다고 하셨어요. 

코코가 싫어하던 똥꼬 검사와 백신 부스터도 마취된 상태에서 한방에 끝내고 집에 왔어요. 

아직 상태가 보통은 아니지만, 다행히 잘 있습니다. 


나의 하루가 반려견의 일주일과 같다고 하더니, 

우리 코코 이제 노령견에 접어 들고 있어요.  



그래서 풀어 봅니다. 우리 코코 아기시절 사진들~ 

제가 샤워할 때 바로 앞에서 이렇게 기다려요.  윗 사진은 아기때, 아랫 사진은 어제~ ^^




우리집 돼지 두마리와 찍은 사진, 윗 사진은 아기때, 아래사진은 작년~ 




꼬질하지만 뒷마당 바라보는 코코~ 윗 사진은 역시 아기시절, 아래 사진은 작년!! 부쩍 많이 컸죠? 



아랫 사진은 어제 아침.  며칠 전에 맛동산 훔쳐 먹는 동안, 얼굴 털이 찐뜩해져서 눌렸어요. 

집 구석구석 숨겨놓고 혼자서 맛동산 파티~





우리 오래오래 함께 행복하게.... 


가시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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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와 댓글은 로그인을 하지 않아도 사용하실 수 있어요~ ^^


아기 때부터 자율배식을 했었어요. 

다른 푸들들처럼 우리 코코도 사료는 시큰둥 했었거든요. 


우리코코 견생 6년 동안 

<블루버팔로, Blue Buffalo Small Breed Puppy>를 시작으로 

<나우, Now Fresh Puppy>, <오가닉스, Organix Small Breed>,

<웰니스 코어, Wellness CORE Small Breed>를 거쳐

<블루버팔로 윌더니스, Blue Buffalo Wilderness Small Breed>

<토우, Taste of the Wild High Prairie Grain-Free Roasted Bison & Venison Dry Dog Food>

<Farmina N&D Natural and Delicious>를 시도해봤지만 

어떤 사료도 만족해하는 일이 없습니다. 


사료 보기를 돌같이~

버릇을 잘못 들였나 싶어서 굶기기도 해봤는데, 매번 제가 졌습니다.  ㅠㅠ

한 알씩 먹였었거든요. 비위 맞추면서... 굴리고 던지고 숨기고. 


여우도 이런 여우가 없습니다. 

그러다 지금은 로얄케닌을 먹이고 있어요. 이런저런 말이 많은 사료이기는 한데, 

우리 코코가 이건 혼자 먹더라구요. 

얼마 전에 세나개 설샘께서 밥그릇을 치우라고 하시길래... 

자율배식을 정리하고, 사료 배식 장난감 하나 들였어요. ㅎㅎ

일하지 않는 자여 먹지도 마라!!!



아마존에서 이것저것 검색하다 고른 먹이 장난감입니다. 

난이도 조절을 할 수 있어서 골랐는데 후기가 좋더라구요. 


첫 번째 영상은 구매 첫날~

두 번째 영상은 2주 후, 오늘입니다. 

dog food dispensing toy, toy poodle 


우리 천사 강아지 코코. 밥 가리는 거 빼면 100점 반려견입니다. 


알고 보니 우리 코코는 왼손잡이. 

오뚜기 같은 이 장난감 굴릴 때는, 왼손(?)만 쓰는군요. 

벌써 2주 정도 사용해봤다고, 요즘은 토이 돌아가는 속도가 장난아닙니다. ^^


배고플 때는 우리 코코, 이제 노동을 해야합니다. 

저녁시간 되면 뭐 얻어먹을까 싶어서, 저한테 앵기다가 상 다 치우면 사료를 먹기 시작했는데, 

요즘은 우리 저녁먹을 때 토이 굴리면서 한알씩 먹어요. 감동입니다. 

오래오래 사용해주길 바랄뿐입니다. 


우리 겸둥이 코코~


우리 집에는 주방과 현관, 화장실에 타일이 깔려 있습니다. 
주방에는 아래 사진 왼쪽 라인으로  냉장고, 전기레인지, 싱크대와 식기세척기까지, 물을 사용하는 라인 따라 바닥이 좀 더러운 편입니다.
음식이 쏟아질 때도 있고, 물도 떨어지고, 김치통 떨어뜨려서 깨지고...
타일은 그냥저냥 괜찮은데 줄눈이 많이 더러워졌어요.
락스도 부어보고, 치약 묻은 칫솔로 닦아도 보고했는데,
큰 효과를 못 봤었어요. 냄새만 억수로 나고 ㅠㅠ



싹 타일 벗겨서 마루를 깔아버릴까 하는 고민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마루를 까는 것보다, 타일을 벗겨내는 게 가장 큰일이어서 엄두가 나지 않더라구요.
그러다가 찾아낸 안전한 재료로 간단하게 하는 타일 줄눈청소~ ^^

준비물 : 베이킹소다, 식초, 튼튼한 솔


저는 청소용 식초를 사용했습니다. 일반 식초는 초산 농도 5%인데, 청소용은 6%로 일반 식초보다 20% 정도 강하다고 해요. 하지만 5% 일반 식초로도 충분하다고 합니다. 
칫솔보다 짱짱한 솔을 사용해야 효과가 좋더라구요. 

식초 옆쪽으로 줄눈이 얼마나 더러운지 보이시죠?? 10년 동안 쌓인 때랍니다. 
그럼~ 청소 시작하도록 합시다. 한 번에 욕심내서 다하려면 쓰러지니, 시간 날 때마다 1평 정도씩 하고 있어요. 

베이킹소다는 쓸 곳이 너무너무 많아서 늘 제일 큰 사이즈로 구입합니다. 
13.5파운드면 무려 6키로 짜리~

줄눈 따라 베이킹소다를 뿌려주고 골고루 뿌려주고... 
식초를 스프레이로 뿌려주세요. 
마음이 급한 저는 1-2분 정도 뒀다가 바로 솔질 시작했습니다.
하다 보면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면적이 더 넓어집니다. ^0^
줄눈뿐만 아니라, 타일에도 걸레질로 지워지지 않던 때가 있었는데, 슬슬 문질러도 깨끗하게 지워져요.

웬만치 깨끗해졌다고 생각하면, 
키친타올로 식초물을 먼저 한번 닦아주세요. 걸레로 바로 닦으면 걸레가 너무 더러워져요.
때꾸정물이 나오거든요.


그리고 저는 뜨거운 물을 끓여서 살짝 줄눈 따라 조금식 부어주고 걸레로 닦아 냈습니다.
첨엔 걸레질만 했더니, 베이킹소다가 남아서 하얗더라구요.


깨끗해진 거 보이세요??  ^^

10년 묵은 생활 때가 지워졌어요.
주방을 리모델링 하면서
타일을 다시 깔아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는데, 취미 삼아 조금씩 조금씩 청소하고 있어요. 

우리 집에서 가장 더러웠던 줄눈과 타일 보여드릴게요. 
여기는 싱크대와 식기세척기, 쓰레기통이 공존하는 타일입니다.
물도 많이 튀고, 젖은 쓰레기 버리면서 바닥에도 많이 떨어지고, 야채 껍질 벗기면서 엑기스도 많이 튀고 그러더라구요. 

결정적으로 우리는 반짝반짝 청소하면서 살지도 않습니다. 우리 반려견 코코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더 이상 미룰 수 없을 때만 청소하거든요. 아님 손님 오실 때~ 
우리 코코는 청소 시작하면, 창문 내다보면서 누가 오는지 기다려요. ㅋㅋ
맘잡고 청소하는 날은 손님 오시는 날~

이제 주방 타일 줄눈 청소는 아직 반 정도 밖에 못했지만, 
슬슬 조금씩만 닦아도 너무 깨끗해져서 필요하신 분들 보시라고 올려드립니다. 


우리 집 주방에서 가장 예쁜 곳입니다. ^^
구석구석 직접 만들고, 다듬고, 리폼했거든요.
아직 10주년 기념 주방+거실 리모델링이 정말 끝난 건 아니지만, 
바닥 청소가 크게 한몫하는 것 같습니다. 





고치지 말고 제발 버리자~

얼마 전 잠깐 언급했었지만... 
며칠 전 밥을 먹으면서 우리 집에 있는 오래된 가전들을 걱정했었습니다. 

우리 집이 나이를 먹으면서
같이 나이를 먹어가는 세탁기나 에어컨 뭐 이런 것들 고장 나는 날도 오겠지 했는데... 
OMG
다음 날 바로 7년 된, 우리집에서는 나름 young한 
큐리그 keurig 커피머신이 갑자기 안되는 겁니다. ㅠㅠ


그래~ 오래 썼다. 

미국에서 큐리그 커피 메이커는 거의 스탠다드화된 어느 집에나 거의 있는.. 
공공장소에도 거의 있는 국민 커피 메이커라 할 만큼 대박 인기였거든요. 
커피 종류도 어마어마하게 많고, 특허기간 지나고 나서는 K cup 커피는 안 만드는 커피회사가 없을 정도로  다양하고 그래서 가격도 저렴하고요. 



기간은 7년이지만 (사실 이것도 전 오래 사용했다고 생각합니다) 
커피를 많이 마시기 때문에
하루에도 5잔 정도 사용했으니,
그만큼 썼으면 오래 잘 썼으니 이제 새로.. ㅋㅋㅋ 
이참에 새로 한대 들이자 하며
네스프레소 커피 메이커 한대 새로 했습니다. 

며칠 후 귀여운 네스프레소도 왔는데.. 우리 근육제로 박섬세 선생께서 
고장 난 큐리그 커피 머신을 뜯고 계시는 겁니다.


그냥 버려~ 고치지 말고 제발 버리자 ~

우리 근육제로 박섬세 선생께서는 고장 난 기계는 절대 그냥 버리시는 법이 없으십니다. 
그렇다고 기계 지식이 있으신 분도 아니십니다. 
그냥 성격이 셈세할 뿐입니다.

자기는 그냥 열어서 선들 체크하고 청소해서 다시 닫을 뿐이라는데... 
꼬옥 고쳐내십니다. (물론 100프로 다 고쳐내는 건 아닙니다) 

근육제로 박섬세 선생의 차에는 늘 공구박스가 실려 있습니다. 
누구네 집에 가면 이것저것 간단한 것들은 바로바로 봐 드리거든요. 


AS 의 개념이 전혀 없고, 사람값이 비싼 미국에서는
물론 아주 많이 기뻐해야 할 일입니다. 

온 동네 고장난 모니터를 모아다가, 고쳐서 필요한 집에 그냥 드리고..
세탁기를 사도 꽁으로 딸려오는 법이 없는 전원 플러그나
프린터를 사도 꽁으로 딸려오는 법이 없는 USB 케이블들을 다 뫄 두셨다가 
필요한 분들께 드리기 때문에...
이런 건 좋은 일이니 칭찬을 많이 해드립니다만,

이렇게 산지 몇 년 안된 차를 막 열어서 드라이버 돌리거나 
15년 넘은 트럭 고치겠다고 며칠씩 밑으로 들어갔다 나왔다 할 때면...
저분이 차량의 안전을 담보할만한 능력이 되시는 분이신지
저 공구들은 어디서 자꾸 생기는건지
크게 의심을 품곤 합니다.    



우리 집 방 한 칸은 거의 철물점 수준입니다.  
손님 올 때마다 문 닫아두는 이 방에는 컴퓨터가 이만큼이고,
다른 쪽은 사진 찍을 엄두도 내지 못할 정도입니다.  뭘 버리시지를 못합니다.
지금 이 물건을 고치지는 못해도, 다른 물건 고칠 때 부품이라도 써야 한다고 ㅡ,.ㅡ

저는 아무래도 이 집에서 뼈를 묻어야 할 것 같습니다. 절대 이사는 못 갈 것 같거든요.
공구며 고물들이며...  ㅠㅠ

   여봉은 미대 말고 공고를 갔어야 했어. 
공고 가서 전문적으로 배웠으면 얼마나 더 잘하겠어?
크게 성공했을 텐데..라고 가끔 신통방통해서 얘기합니다.   


우리 시엄니 들으시면 얼마나 고생해서 미대 보냈는데, 그런 소리를 하시겠냐고 하지만,
본인도 공고를 가고 싶었다고 얘기를 하십니다. 
학교와 집에서 다들 인문계 고등학교를 가야 하는 분위기라서 그냥 가게 됐지만,
다시 가서 선택을 해야 한다면 기계를 배웠으면 잘 했을 것 같다고요.  

근데... 그때로 돌아간다해도 잘 몰라서, 이름만보고 기계공학과 가서,
똑같은 후회하고 있을지도 몰라... 하면서 둘이 많이 웃었습니다. 
기계공학 박사학위 소지자인 제 동생은 가전이나 차수리는 하나도 모릅니다. ㅎㅎ


지금 생각해보면... 
아무것도 알지 못하고 대학 전공을 선택해야 하는 게 참 아쉽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막상 가서 배우다 보면 이 길이 그 길이 아니라는 걸 잘 알게 되잖아요. 
우리 때는 과 이름만 보고 전공 선택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거든요. 

전공 살려서 직장생활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는 걸 생각하면
참 비싼 교육 아깝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이야기가 많이 길어졌습니다. 

뭘 버리지 못하는 우리 근육제로 박섬세님은 비정상인가요?



매주 수요일은 일찍 퇴근 날입니다. 
과외를 몰아서 하는 날이거든요.  
지난 수요일에 시간 여유가 있어서 스타벅스에 들러..
겨울에는 기회가 될 때마다 마셔줘야 하는 시즌 한정판
"Chestnut Praline Latte 체스넛 프랄린 라테"를 마시면서 과외를 하러 갔습니다. 
밤을 조려서 만든 시럽이 들어가는 라테인데,
12월에만 마실 수 있어서, 일 년 동안 열심히 사느라 고생했다고 상을 준다는 생각으로
기회가 될 때마다 사 마시려고 노력하는 아이템입니다.
기회가 될 때마다 주변 사람들도 한 잔씩 사주고요. 

하지만 늘 사람이 많아서 자주는 못 마셔요. 커피 한잔 사는데  오후에는 20분이 넘게 걸려요. 
늘 시간이 쫓겨사는 삶이라... 5분 일찍 움직이는 것도 왜 이리 힘든지...  

날씨는 쌀쌀한데, 궁둥 뜨끈하게 해놓고 운전하면서, 
파란 하늘을 보면서,
따뜻한 맛있는 커피 마시면서,

하느님 감사합니다.
인생 뭐 있나.. 이게 행복이지..



 

운전하면서
우연히 보게 된 서민정 씨의 '이방인'이 생각났습니다.
미국 여자들보다 잘 할 수 있는 게 운동이라서 더 열심히 한다는 것을 보고,
같은 미국이라 하기엔 너무 다른 공간에 살지만, 공감이 많이 됐거든요.

처음 미국 와서 유학생 놀이(비자 때문에 할 수 있는 게 학교 가는 것뿐이었어요)를 할 때
가장 싫어했던 그룹의 사람들은
이쁘고 날씬하고, 어린 백인 여학생들이었습니다. 
괜한 자격지심이었는지 몰라도, 
그것들이(!) 눈 치켜뜨면서 나를 쳐다볼 때 왠지 모를 재수 없음이 느껴지더라고요.

대부분 그들은 늘 시크한척하고,
남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거나, 미소를 건넨다거나 하지 않습니다. 
같이 수업 듣는 한 학기 내내 눈 마주친 적도 없었으니까요.
어디 가나 이쁜 것들은 다 재수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때 제가 정말 열심히 공부했었는데요. 
내가 미국 사람들보다 정말 잘 할 수 있는 게 그것뿐이더라고요.
그들은 저를 "말 잘 못하는 Asian Nerd(너드, 범생)"이라고 불렀겠지만,
뭐라도 하나 잘해야겠기에... ㅠㅠ
내가 말은 잘 못해도 생각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그렇게 증명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인생 통틀어 정말 열심히 공부했을 때는 그때였던 걸로 회자됩니다. 
내가 공부 할 머리가 있는건 아닌지 착각이 들 정도 였으니까요. 




 이쁜 애들이 한두 명 있을 때도 재수 없었는데, 
(걔네는 지들끼리만 놀거든요)

서민정 씨가 사시는 맨해튼,
세계에서 최고 비싼 부촌에,
세계 최고의 도시라고 자부하며 산다는 뉴요커들 사이에 
얼마나 잘난 사람들이 많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출퇴근하는 시골길입니다. 
한겨울인데도 상록수가 많아서 푸르러요. 
도시와 도시를 연결해주는 고속도로 주변은 모두 이런 풍경입니다.
마음의 여유가 안 생길 수가 없습니다.  

서울에서 평생 살다가 이곳으로 이사 왔을 때만 해도 
저녁이 심하게!! 있는 삶이 어색했었습니다. 
그때는 시내에  있는 아파트에서 살았었는데,
남편이 5시에 퇴근하면 5시 15분이면 집에 왔거든요. 

서울에서 매일 야근 아니면 회식! 각종 모임을 하며 
9시 전에 집에 들어가 본 적이 손에 꼽을 정도였는데,
제 인생에 직업 없이 살아본 첫 경험을 미국에서 해봤습니다. 
 
그래서 학교도 다니고, 영어를 배워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교양강좌도 듣고,
봉사활동도 하고, 외로우신 할머니들 찾아서 많이 돌아다녔습니다.
지금 와서 드는 생각이지만, 영어로 설명을 잘 못해서 본의 아니게 거짓말도 참 많이 했습니다. ㅠㅠ

멀리서 온 이방인! 
따뜻하게 봐주는 사람들도 있지만,
경계를 하며 보는 사람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우리도 그렇잖아요. 

다른 사람들이 틀린 사람 아니라는 걸 알지만
특히나 우리보다 못 사는 나라에서 온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으면 
일단 깔고 보잖아요. 

어떤 할아버지는 저보고 한국 사람이냐고 묻더니, 
저를 성공한 사람 취급하며, 축하를 해주더라고요. 
자기 한국전쟁에 참전했었다고 하시면서
너는 여기 와서 참 다행이라고요. 
아마도 그 할아버지, 한국을 그때랑 똑같이 생각하고 있었을 겁니다. 


우리도
여기서는 유색 외국인 노동자!! 
백인이 다수기는 하지만 그래도 여기는 여러 민족이 모여사는 다인종 국가여서
자잘한 설움은 있었지만, 운이 좋았는지 좋은 사람들 많이 만났어요.  
워낙 물에 물 탄 듯 유유자적, 대책 없이 긍정적인 성격도 크게 한몫한 것 같습니다.  

30평생.
외국에서 살게 될 거라고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가까운 동남아에서 은퇴 후에 살고 싶다는 생각은 해 봤지만
아메리카 대륙은 너무 멀어서 제 여행 리스트에 넣어본 적도 없었거든요.

미국 회사에 다니고 있던 남편 친구의 연락으로
지금보다 조금 젊었던 우리는 겁 없이 미국행을 결정했습니다.

인생 뭐 있어?
몇 년 여행 간다 생각하고 가보지 뭐
아니 유학 간다 생각하자.

IMF 때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던 남편과 저는
유학이나 어학연수 가는 친구들을 막연히 부러워했었어요.
그때만 해도 유럽여행이나 어학연수 다녀온 친구들이 많지 않았거든요.  

지금같이 정보가 넘치던 때도 아니었고,
대단히 뭐가 있어야 가는 거라고 우와~ 좋겠다 했을 때여서 
아마 제가 학생 때 돈 모아서 한 달 동안 유럽여행 간다고 했으면
우리 엄마가 저를 묶어 놨을지도 몰라요.
돈만 생기면 쓰는 스타일이었을 때라 모으지도 못했겠지만요. ㅋ



우리는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준비 없이
놀러 가자 하는 생각으로 미국에 왔습니다.
처음 몇 년은 한국으로 돌아갈 생각으로 여기저기 놀러도 정말 많이 다녔어요.
언제 여길 또 와보겠어. 살 때 많이 많이 돌아다니자.


우리의 미국 생활을 지탱해준 건
한국의 전셋값


그렇게 5년 넘게 미국에서 생활하고 나니까
우리는 한국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됐어요.
남편이 다니던 회사가 서브 프라임 모기지 여파로 힘들어졌을 때,
한국으로 돌아갈 때가 왔나? 하는 생각을 했었지만

한국의 전셋값이 너무 비싸서 도저히 한국으로 돌아가는갈 엄두도 못 내겠더라고요.  

선월세 두 달 치 만 있으면 아파트를 구할 수 있는 미국에서 결혼생활을 시작했는데, 
한국에서는 일단 집을 구할 수가 없겠더라고요.
각자 부모님 집으로 돌아갈 수도 없고. 
돌아가면 어떨까 말씀드렸더니, 부모님들도 쌍수로 반대를 하시더라고요. 
모든 건 집 때문이었습니다.



뉴저지에서 살면서 뉴욕으로 출퇴근하는 남편 대학 동기는 
"그 시골에서 어떻게 사니??"라고 말합니다. 

남편은 그 친구에서
"두세 시간씩 출퇴근하면서 그 돈으로 그 비싼 곳에서 어떻게 사니??" 합니다. 



뭐 시골이지만 우리 동네에서 사는 장점도 많이 있습니다.
한 미국 할머니는 낡은 마우스 갈아드리고, 컴퓨터 몇 가지 봐드렸더니,
빌 게이츠가 너를 데려다 써야 한다고도 하셨고요.


젊은 브레인들이 별로 없기 때문에, 40 넘은 평범한 우리도 젊은 브레인 축에 껴줍니다.  
우리 동네 살기에는 좀 아까운 사람들이라는 얘기를 많이 듣지요. ㅋㅋㅋ

뒷마당에서 모르고 찍었는데 찍고나서 보니, 저 아래껀 목성 (Jupiter) 이고, 위에 큰건 금성 (Venus)



깨끗한 자연환경에, 생활물가와 집도 엄청 싼 편이고요. 
한국 시골도 마찬가지지만
아주 넓고 깔끔한 집을 저렴하게 살 수 있습니다.

물론 돈으로도 살수 없는 문화적 혜택이 적지만
그래서 돈도 많이 아낄 수 있어요.

처음 한국에서 왔을 때보다 마음의 여유가 엄청나게 커지고, 
소소하게 여행도 다니고,
취미생활도 하고 말이죠. 

인터넷만 되면 어디서든 살수 있어.

인터넷만 되면 어느 나라에 살아도 별 차이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그 차이가 점점 작아지는 것 같기도 하고요. 
물론 누릴 수 없는 많은 것들이 있지만, 
제로썸 법칙같이 
또 여기서만 누릴 수 있는 것들이 있거든요. 


지금도 만약에 다른 나라에서 살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우리는 또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제는 어디나 사람 사는 건 마찬가지라는 걸 알게 됐거든요.  


2019년 모두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외동견 코코의 오늘

개나이 - 6살 2개월
몸무개 - 무려 4.7kg
개사료 - N&D Pumpkin Formula MINI BREED, 이것도 역시 데면데면합니다. 사료는 다 싫어해요. 
개미용 - 2주에 한번, 필요하면 세수 한번 정도.
 


허걱 무려 4.7키로.... ㅠㅠ  엄마는 완전 깜놀ㅠㅠ
레코드를 찾아보니... 
1년 8개월 때 2.8 kg
2년 6개월 때 3.2kg
3년 1개월 때 3.5kg 이때 의사쌤께서 몸을 더 이상 불리지 말라고 하셨는데.... 허걱
4년 2개월 때 3.8kg을 찍고.... 슬개골탈구 수술을 합니다.  
그리고 오늘
6년 2개월에 4.7키로...  

오늘을 기록으로 남겨둘 겸 해서, 올려놨다가 저울 고장 났는 줄 알았어요. 허걱
우리 코코 완전 코뚱 됐습니다. 보기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 같은데, 아무래도 고장인가 봅니다. 
그렇잖아도 발이 작은 편인데.. 요즘 유난히 발이 작아 보였는데, 이유가 있었습니다.
허걱 생각해보니, 한두 달 전에 동물병원에 체크업 갔을 때 간호사 쌤이 은근 놀라는 것도 같았습니다. 

날씨도 선선해지고 있는데, 본격적인 운동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거의 몸무게의 24%가 늘어난 겁니다.
우리 근육제로 박뚱땡님으로 비교하자면....
80키로에서 24%면 거의 20키로가 늘어나서 100키로가 된 거랑 같은 거군요. ㅠㅠ



아무리 봐도 특별히 살찐 것 같지는 않은데... 
뼛속으로 살이 쪘나 봅니다. ㅜㅜ
슬개골탈구 수술 후에 조금 무리한다 싶으면 걱정이 돼서 조심시켰는데, 너무 조심시켰나 봐요. 
그렇잖아도 요즘 무거워진 것 같아서 간식을 좀 줄여서 좀 빠진 것 같았는데....
5키로는 나갔었나봐요. 

외출하는 날이면 우리 코코 너무 신납니다. 대충하고 빨리 가시개~

엄마가 씻을 때는 샤워실 앞에서 토이 놓고 기다립니다. 에구 귀여운 것~
아빠가 큰일 볼 때는 빤쓰에 매달립니다. ㅋㅋㅋ 변태~

토이마다 이름이 있어요. 얘는 핑키! 토이, 보라, 분홍이, 주황이...  이름을 부르면 찾아와요.

헉!! 그러고보니... 네임텍 목걸이가 꽉껴 보이는 것도 같습니다. 좀 넉넉했는데...

새 방석을 사주면 어떻게 귀신같이 자기 것인 줄 알까요. 
몸이 무거워져서 요즘 더 누워있나봐요.
가는 다리, 작은 발을 가진 토이푸들입니다.
엄마가 미안해~


우리 코코의 새 목표
건강을 위해
3키로대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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