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애플을 사러 가면.. 먹을 수 있는 쪽을 유심히 봐야하는데, 
한동안 잎이 예쁜것만 사다 먹었어요.
냉장고에서 있다 나온 것들이라 금방 시들 수도 있거든요.

가장 건강한 잎을 가진 파인애플을 골라서,
한손은 과육쪽, 한손은 잎사귀 밑둥을 잡고 빨래짜듯이 싸악 돌려주면 이렇게 예쁘게 짤려요.



아래 1번 사진은 깔끔해진 파인애플
2번은 깔끔하게 떼낸 줄기부분입니다. 


3번 사진은 돌려서 떼내고 난뒤, 아래부터 양파까듯이 한단씩 벗겨주면
안에 숨겨진 뿌리들이 나와요.  4-5단 벗겨내면 더이상 뿌리가 나오지 않더라구요. 

4번 사진은 수경재배 준비완료 된 모습입니다. 



혹시나 썩을까봐 물은 딱 뿌리부분까지만 잠기도록 해줬구요. 
물은 매일매일 갈아줬습니다.
3일정도 지나면 새하얀 뿌리들이 나오기 시작해요.
아래 사진은 10일정도 지나고 났을때 입니다.
빨리 화분으로 옮겨줘야 할 것 같아서 마음이 급해졌어요.
뿌리가 나기전에 썩는 경우가 있는데, 잘 자라준것에 대한 고마움 같은게 생겼다고나 할까요.

흙 한포 사다가 밀린 분갈이도 해주고 남는 흙 없이 알뜰히 일 끝냈습니다. 

우리 근육제로 박도공님께서 만들어주신 화분입니다.

더~ 잘 자랐으면 좋겠어요. 


우리 집에는 주방과 현관, 화장실에 타일이 깔려 있습니다. 
주방에는 아래 사진 왼쪽 라인으로  냉장고, 전기레인지, 싱크대와 식기세척기까지, 물을 사용하는 라인 따라 바닥이 좀 더러운 편입니다.
음식이 쏟아질 때도 있고, 물도 떨어지고, 김치통 떨어뜨려서 깨지고...
타일은 그냥저냥 괜찮은데 줄눈이 많이 더러워졌어요.
락스도 부어보고, 치약 묻은 칫솔로 닦아도 보고했는데,
큰 효과를 못 봤었어요. 냄새만 억수로 나고 ㅠㅠ



싹 타일 벗겨서 마루를 깔아버릴까 하는 고민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마루를 까는 것보다, 타일을 벗겨내는 게 가장 큰일이어서 엄두가 나지 않더라구요.
그러다가 찾아낸 안전한 재료로 간단하게 하는 타일 줄눈청소~ ^^

준비물 : 베이킹소다, 식초, 튼튼한 솔


저는 청소용 식초를 사용했습니다. 일반 식초는 초산 농도 5%인데, 청소용은 6%로 일반 식초보다 20% 정도 강하다고 해요. 하지만 5% 일반 식초로도 충분하다고 합니다. 
칫솔보다 짱짱한 솔을 사용해야 효과가 좋더라구요. 

식초 옆쪽으로 줄눈이 얼마나 더러운지 보이시죠?? 10년 동안 쌓인 때랍니다. 
그럼~ 청소 시작하도록 합시다. 한 번에 욕심내서 다하려면 쓰러지니, 시간 날 때마다 1평 정도씩 하고 있어요. 

베이킹소다는 쓸 곳이 너무너무 많아서 늘 제일 큰 사이즈로 구입합니다. 
13.5파운드면 무려 6키로 짜리~

줄눈 따라 베이킹소다를 뿌려주고 골고루 뿌려주고... 
식초를 스프레이로 뿌려주세요. 
마음이 급한 저는 1-2분 정도 뒀다가 바로 솔질 시작했습니다.
하다 보면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면적이 더 넓어집니다. ^0^
줄눈뿐만 아니라, 타일에도 걸레질로 지워지지 않던 때가 있었는데, 슬슬 문질러도 깨끗하게 지워져요.

웬만치 깨끗해졌다고 생각하면, 
키친타올로 식초물을 먼저 한번 닦아주세요. 걸레로 바로 닦으면 걸레가 너무 더러워져요.
때꾸정물이 나오거든요.


그리고 저는 뜨거운 물을 끓여서 살짝 줄눈 따라 조금식 부어주고 걸레로 닦아 냈습니다.
첨엔 걸레질만 했더니, 베이킹소다가 남아서 하얗더라구요.


깨끗해진 거 보이세요??  ^^

10년 묵은 생활 때가 지워졌어요.
주방을 리모델링 하면서
타일을 다시 깔아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는데, 취미 삼아 조금씩 조금씩 청소하고 있어요. 

우리 집에서 가장 더러웠던 줄눈과 타일 보여드릴게요. 
여기는 싱크대와 식기세척기, 쓰레기통이 공존하는 타일입니다.
물도 많이 튀고, 젖은 쓰레기 버리면서 바닥에도 많이 떨어지고, 야채 껍질 벗기면서 엑기스도 많이 튀고 그러더라구요. 

결정적으로 우리는 반짝반짝 청소하면서 살지도 않습니다. 우리 반려견 코코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더 이상 미룰 수 없을 때만 청소하거든요. 아님 손님 오실 때~ 
우리 코코는 청소 시작하면, 창문 내다보면서 누가 오는지 기다려요. ㅋㅋ
맘잡고 청소하는 날은 손님 오시는 날~

이제 주방 타일 줄눈 청소는 아직 반 정도 밖에 못했지만, 
슬슬 조금씩만 닦아도 너무 깨끗해져서 필요하신 분들 보시라고 올려드립니다. 


우리 집 주방에서 가장 예쁜 곳입니다. ^^
구석구석 직접 만들고, 다듬고, 리폼했거든요.
아직 10주년 기념 주방+거실 리모델링이 정말 끝난 건 아니지만, 
바닥 청소가 크게 한몫하는 것 같습니다. 





고치지 말고 제발 버리자~

얼마 전 잠깐 언급했었지만... 
며칠 전 밥을 먹으면서 우리 집에 있는 오래된 가전들을 걱정했었습니다. 

우리 집이 나이를 먹으면서
같이 나이를 먹어가는 세탁기나 에어컨 뭐 이런 것들 고장 나는 날도 오겠지 했는데... 
OMG
다음 날 바로 7년 된, 우리집에서는 나름 young한 
큐리그 keurig 커피머신이 갑자기 안되는 겁니다. ㅠㅠ


그래~ 오래 썼다. 

미국에서 큐리그 커피 메이커는 거의 스탠다드화된 어느 집에나 거의 있는.. 
공공장소에도 거의 있는 국민 커피 메이커라 할 만큼 대박 인기였거든요. 
커피 종류도 어마어마하게 많고, 특허기간 지나고 나서는 K cup 커피는 안 만드는 커피회사가 없을 정도로  다양하고 그래서 가격도 저렴하고요. 



기간은 7년이지만 (사실 이것도 전 오래 사용했다고 생각합니다) 
커피를 많이 마시기 때문에
하루에도 5잔 정도 사용했으니,
그만큼 썼으면 오래 잘 썼으니 이제 새로.. ㅋㅋㅋ 
이참에 새로 한대 들이자 하며
네스프레소 커피 메이커 한대 새로 했습니다. 

며칠 후 귀여운 네스프레소도 왔는데.. 우리 근육제로 박섬세 선생께서 
고장 난 큐리그 커피 머신을 뜯고 계시는 겁니다.


그냥 버려~ 고치지 말고 제발 버리자 ~

우리 근육제로 박섬세 선생께서는 고장 난 기계는 절대 그냥 버리시는 법이 없으십니다. 
그렇다고 기계 지식이 있으신 분도 아니십니다. 
그냥 성격이 셈세할 뿐입니다.

자기는 그냥 열어서 선들 체크하고 청소해서 다시 닫을 뿐이라는데... 
꼬옥 고쳐내십니다. (물론 100프로 다 고쳐내는 건 아닙니다) 

근육제로 박섬세 선생의 차에는 늘 공구박스가 실려 있습니다. 
누구네 집에 가면 이것저것 간단한 것들은 바로바로 봐 드리거든요. 


AS 의 개념이 전혀 없고, 사람값이 비싼 미국에서는
물론 아주 많이 기뻐해야 할 일입니다. 

온 동네 고장난 모니터를 모아다가, 고쳐서 필요한 집에 그냥 드리고..
세탁기를 사도 꽁으로 딸려오는 법이 없는 전원 플러그나
프린터를 사도 꽁으로 딸려오는 법이 없는 USB 케이블들을 다 뫄 두셨다가 
필요한 분들께 드리기 때문에...
이런 건 좋은 일이니 칭찬을 많이 해드립니다만,

이렇게 산지 몇 년 안된 차를 막 열어서 드라이버 돌리거나 
15년 넘은 트럭 고치겠다고 며칠씩 밑으로 들어갔다 나왔다 할 때면...
저분이 차량의 안전을 담보할만한 능력이 되시는 분이신지
저 공구들은 어디서 자꾸 생기는건지
크게 의심을 품곤 합니다.    



우리 집 방 한 칸은 거의 철물점 수준입니다.  
손님 올 때마다 문 닫아두는 이 방에는 컴퓨터가 이만큼이고,
다른 쪽은 사진 찍을 엄두도 내지 못할 정도입니다.  뭘 버리시지를 못합니다.
지금 이 물건을 고치지는 못해도, 다른 물건 고칠 때 부품이라도 써야 한다고 ㅡ,.ㅡ

저는 아무래도 이 집에서 뼈를 묻어야 할 것 같습니다. 절대 이사는 못 갈 것 같거든요.
공구며 고물들이며...  ㅠㅠ

   여봉은 미대 말고 공고를 갔어야 했어. 
공고 가서 전문적으로 배웠으면 얼마나 더 잘하겠어?
크게 성공했을 텐데..라고 가끔 신통방통해서 얘기합니다.   


우리 시엄니 들으시면 얼마나 고생해서 미대 보냈는데, 그런 소리를 하시겠냐고 하지만,
본인도 공고를 가고 싶었다고 얘기를 하십니다. 
학교와 집에서 다들 인문계 고등학교를 가야 하는 분위기라서 그냥 가게 됐지만,
다시 가서 선택을 해야 한다면 기계를 배웠으면 잘 했을 것 같다고요.  

근데... 그때로 돌아간다해도 잘 몰라서, 이름만보고 기계공학과 가서,
똑같은 후회하고 있을지도 몰라... 하면서 둘이 많이 웃었습니다. 
기계공학 박사학위 소지자인 제 동생은 가전이나 차수리는 하나도 모릅니다. ㅎㅎ


지금 생각해보면... 
아무것도 알지 못하고 대학 전공을 선택해야 하는 게 참 아쉽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막상 가서 배우다 보면 이 길이 그 길이 아니라는 걸 잘 알게 되잖아요. 
우리 때는 과 이름만 보고 전공 선택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거든요. 

전공 살려서 직장생활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는 걸 생각하면
참 비싼 교육 아깝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이야기가 많이 길어졌습니다. 

뭘 버리지 못하는 우리 근육제로 박섬세님은 비정상인가요?



근육제로 코코 아빠께서 소문 듣고 만드신
우리 토이푸들 코코의 노즈워크 코장난감입니다. 
어차피 오래가지고 놀 것 같지도 않고 해서
대충 만들라고 했더니, 너무 팬시하게 만드셨어요. 



첫날에는 관심은 보였지만, 조금 무서워하더라구요.
그래도 시간 지나면 가지고 놀더라는 후기를 본 게 있어서, 
치킨을 넣어주고는 모른척했습니다.


우리 똘똘이 코코,
열심히 돌리는 거 보이세요? ㅋㅋ
귀여운 것~

노즈워크 코장난감 사용 후기는 맨 아래 있습니다. ^^

아침에는 주로 창가에 붙여놓은 의자에 올라가서
토끼들이나 새들을 구경하시고, 소파에서 오전 식후 잠을 청하십니다. 

하기 싫은 명령이 있을 때면 누워서 애교를 부립니다.
뽀뽀하기 싫을 때, 이리오기 싫을 때.. ^^


=================================
본격적인 노즈워크 코장난감 후기입니다. 


우리 똘똘이 토이푸들 코코가 며칠 만에 터득하신 코장난감 사용법!!
일단 살살 굴려서 구멍이 아래로 가게~
간식이 아래로 갔을 때 무게중심이 아래로 향하게 하고는
간식을 혀로 살살 굴려 꺼내 먹는 이 영민함
적은 양의 사료에 치킨을 넣어주면...
사료는 툭 뱉어 놓는군요.
사료만 아니면 다 코코가 좋아하는 음식입니다. 

돌려서 가끔 한 개씩 나오면 더 좋을 텐데, 
한두 번 돌려서 한 번에 쉽게 간식을 꺼내 먹는 코코 때문에 
조금 실망을 했습니다.  
사료 통을 조금 긴 걸로 바꾸고,
아래 나무에는 천으로 코패드를 한번 깔아볼까 봐요.


매주 수요일은 일찍 퇴근 날입니다. 
과외를 몰아서 하는 날이거든요.  
지난 수요일에 시간 여유가 있어서 스타벅스에 들러..
겨울에는 기회가 될 때마다 마셔줘야 하는 시즌 한정판
"Chestnut Praline Latte 체스넛 프랄린 라테"를 마시면서 과외를 하러 갔습니다. 
밤을 조려서 만든 시럽이 들어가는 라테인데,
12월에만 마실 수 있어서, 일 년 동안 열심히 사느라 고생했다고 상을 준다는 생각으로
기회가 될 때마다 사 마시려고 노력하는 아이템입니다.
기회가 될 때마다 주변 사람들도 한 잔씩 사주고요. 

하지만 늘 사람이 많아서 자주는 못 마셔요. 커피 한잔 사는데  오후에는 20분이 넘게 걸려요. 
늘 시간이 쫓겨사는 삶이라... 5분 일찍 움직이는 것도 왜 이리 힘든지...  

날씨는 쌀쌀한데, 궁둥 뜨끈하게 해놓고 운전하면서, 
파란 하늘을 보면서,
따뜻한 맛있는 커피 마시면서,

하느님 감사합니다.
인생 뭐 있나.. 이게 행복이지..



 

운전하면서
우연히 보게 된 서민정 씨의 '이방인'이 생각났습니다.
미국 여자들보다 잘 할 수 있는 게 운동이라서 더 열심히 한다는 것을 보고,
같은 미국이라 하기엔 너무 다른 공간에 살지만, 공감이 많이 됐거든요.

처음 미국 와서 유학생 놀이(비자 때문에 할 수 있는 게 학교 가는 것뿐이었어요)를 할 때
가장 싫어했던 그룹의 사람들은
이쁘고 날씬하고, 어린 백인 여학생들이었습니다. 
괜한 자격지심이었는지 몰라도, 
그것들이(!) 눈 치켜뜨면서 나를 쳐다볼 때 왠지 모를 재수 없음이 느껴지더라고요.

대부분 그들은 늘 시크한척하고,
남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거나, 미소를 건넨다거나 하지 않습니다. 
같이 수업 듣는 한 학기 내내 눈 마주친 적도 없었으니까요.
어디 가나 이쁜 것들은 다 재수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때 제가 정말 열심히 공부했었는데요. 
내가 미국 사람들보다 정말 잘 할 수 있는 게 그것뿐이더라고요.
그들은 저를 "말 잘 못하는 Asian Nerd(너드, 범생)"이라고 불렀겠지만,
뭐라도 하나 잘해야겠기에... ㅠㅠ
내가 말은 잘 못해도 생각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그렇게 증명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인생 통틀어 정말 열심히 공부했을 때는 그때였던 걸로 회자됩니다. 
내가 공부 할 머리가 있는건 아닌지 착각이 들 정도 였으니까요. 




 이쁜 애들이 한두 명 있을 때도 재수 없었는데, 
(걔네는 지들끼리만 놀거든요)

서민정 씨가 사시는 맨해튼,
세계에서 최고 비싼 부촌에,
세계 최고의 도시라고 자부하며 산다는 뉴요커들 사이에 
얼마나 잘난 사람들이 많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출퇴근하는 시골길입니다. 
한겨울인데도 상록수가 많아서 푸르러요. 
도시와 도시를 연결해주는 고속도로 주변은 모두 이런 풍경입니다.
마음의 여유가 안 생길 수가 없습니다.  

서울에서 평생 살다가 이곳으로 이사 왔을 때만 해도 
저녁이 심하게!! 있는 삶이 어색했었습니다. 
그때는 시내에  있는 아파트에서 살았었는데,
남편이 5시에 퇴근하면 5시 15분이면 집에 왔거든요. 

서울에서 매일 야근 아니면 회식! 각종 모임을 하며 
9시 전에 집에 들어가 본 적이 손에 꼽을 정도였는데,
제 인생에 직업 없이 살아본 첫 경험을 미국에서 해봤습니다. 
 
그래서 학교도 다니고, 영어를 배워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교양강좌도 듣고,
봉사활동도 하고, 외로우신 할머니들 찾아서 많이 돌아다녔습니다.
지금 와서 드는 생각이지만, 영어로 설명을 잘 못해서 본의 아니게 거짓말도 참 많이 했습니다. ㅠㅠ

멀리서 온 이방인! 
따뜻하게 봐주는 사람들도 있지만,
경계를 하며 보는 사람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우리도 그렇잖아요. 

다른 사람들이 틀린 사람 아니라는 걸 알지만
특히나 우리보다 못 사는 나라에서 온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으면 
일단 깔고 보잖아요. 

어떤 할아버지는 저보고 한국 사람이냐고 묻더니, 
저를 성공한 사람 취급하며, 축하를 해주더라고요. 
자기 한국전쟁에 참전했었다고 하시면서
너는 여기 와서 참 다행이라고요. 
아마도 그 할아버지, 한국을 그때랑 똑같이 생각하고 있었을 겁니다. 


우리도
여기서는 유색 외국인 노동자!! 
백인이 다수기는 하지만 그래도 여기는 여러 민족이 모여사는 다인종 국가여서
자잘한 설움은 있었지만, 운이 좋았는지 좋은 사람들 많이 만났어요.  
워낙 물에 물 탄 듯 유유자적, 대책 없이 긍정적인 성격도 크게 한몫한 것 같습니다.  

30평생.
외국에서 살게 될 거라고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가까운 동남아에서 은퇴 후에 살고 싶다는 생각은 해 봤지만
아메리카 대륙은 너무 멀어서 제 여행 리스트에 넣어본 적도 없었거든요.

미국 회사에 다니고 있던 남편 친구의 연락으로
지금보다 조금 젊었던 우리는 겁 없이 미국행을 결정했습니다.

인생 뭐 있어?
몇 년 여행 간다 생각하고 가보지 뭐
아니 유학 간다 생각하자.

IMF 때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던 남편과 저는
유학이나 어학연수 가는 친구들을 막연히 부러워했었어요.
그때만 해도 유럽여행이나 어학연수 다녀온 친구들이 많지 않았거든요.  

지금같이 정보가 넘치던 때도 아니었고,
대단히 뭐가 있어야 가는 거라고 우와~ 좋겠다 했을 때여서 
아마 제가 학생 때 돈 모아서 한 달 동안 유럽여행 간다고 했으면
우리 엄마가 저를 묶어 놨을지도 몰라요.
돈만 생기면 쓰는 스타일이었을 때라 모으지도 못했겠지만요. ㅋ



우리는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준비 없이
놀러 가자 하는 생각으로 미국에 왔습니다.
처음 몇 년은 한국으로 돌아갈 생각으로 여기저기 놀러도 정말 많이 다녔어요.
언제 여길 또 와보겠어. 살 때 많이 많이 돌아다니자.


우리의 미국 생활을 지탱해준 건
한국의 전셋값


그렇게 5년 넘게 미국에서 생활하고 나니까
우리는 한국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됐어요.
남편이 다니던 회사가 서브 프라임 모기지 여파로 힘들어졌을 때,
한국으로 돌아갈 때가 왔나? 하는 생각을 했었지만

한국의 전셋값이 너무 비싸서 도저히 한국으로 돌아가는갈 엄두도 못 내겠더라고요.  

선월세 두 달 치 만 있으면 아파트를 구할 수 있는 미국에서 결혼생활을 시작했는데, 
한국에서는 일단 집을 구할 수가 없겠더라고요.
각자 부모님 집으로 돌아갈 수도 없고. 
돌아가면 어떨까 말씀드렸더니, 부모님들도 쌍수로 반대를 하시더라고요. 
모든 건 집 때문이었습니다.



뉴저지에서 살면서 뉴욕으로 출퇴근하는 남편 대학 동기는 
"그 시골에서 어떻게 사니??"라고 말합니다. 

남편은 그 친구에서
"두세 시간씩 출퇴근하면서 그 돈으로 그 비싼 곳에서 어떻게 사니??" 합니다. 



뭐 시골이지만 우리 동네에서 사는 장점도 많이 있습니다.
한 미국 할머니는 낡은 마우스 갈아드리고, 컴퓨터 몇 가지 봐드렸더니,
빌 게이츠가 너를 데려다 써야 한다고도 하셨고요.


젊은 브레인들이 별로 없기 때문에, 40 넘은 평범한 우리도 젊은 브레인 축에 껴줍니다.  
우리 동네 살기에는 좀 아까운 사람들이라는 얘기를 많이 듣지요. ㅋㅋㅋ

뒷마당에서 모르고 찍었는데 찍고나서 보니, 저 아래껀 목성 (Jupiter) 이고, 위에 큰건 금성 (Venus)



깨끗한 자연환경에, 생활물가와 집도 엄청 싼 편이고요. 
한국 시골도 마찬가지지만
아주 넓고 깔끔한 집을 저렴하게 살 수 있습니다.

물론 돈으로도 살수 없는 문화적 혜택이 적지만
그래서 돈도 많이 아낄 수 있어요.

처음 한국에서 왔을 때보다 마음의 여유가 엄청나게 커지고, 
소소하게 여행도 다니고,
취미생활도 하고 말이죠. 

인터넷만 되면 어디서든 살수 있어.

인터넷만 되면 어느 나라에 살아도 별 차이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그 차이가 점점 작아지는 것 같기도 하고요. 
물론 누릴 수 없는 많은 것들이 있지만, 
제로썸 법칙같이 
또 여기서만 누릴 수 있는 것들이 있거든요. 


지금도 만약에 다른 나라에서 살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우리는 또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제는 어디나 사람 사는 건 마찬가지라는 걸 알게 됐거든요.  


2019년 모두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강아지가 한마리다 보니 

너무 이뻐하면서 키웠는지

오냐오냐 키웠는지 

자기 밖에 모르는 우리 강아지 코코

가끔씩 이 견생이 부럽습니다. 




이 문구는 내 인생~~ 


코코의 견생~  만4살때 사진이예요. 

오전시간엔 주로 이런 자세로 휴식을 취하시고~~ 


저녁시간에는 침대에서 이렇게 주무시고~~ 


엄마아빠를 감시하면서도 틈틈히 주무시고



그래도 이 눈빛를 보면... ^^
뭐 필요해 코코?




엄마가 바빠서 한동안 아주 꼬질하게 살았습니다. 
2주 지나면 꼬질 해지고,
3주가 지나면 카펫 위에서 썰매를 타시는군요. 
더 이상 미룰 수가 없습니다. 

2012년 7월생이니까 벌써.... 다섯 살 하고도 4개월.. 헉!!  시간 정말 빨리 가는군요.  

우리 코코가 제일 싫어하는 건
다른 강쥐들과 마찬가지로
병원 가는 날과 털 깎는 날입니다.



집에서 깎으면 시간도 많이 걸리고, 힘들고 해서
웬만하면 샵에 맡기고 싶은데,

시내까지 새벽에 데려다주기 귀찮고, 낮에 다시 찾으러 가기 귀찮아서 ㅡ,.ㅡ
엄마 회사 근처에 맡기면 하루 종일 케이지 매달려 낑낑대며 기다려야 하는 게 불쌍해서 
엄마가 잘라 줍니다. 
시골 살면 어쩔 수 없다고 핑계를 대봅니다. 

일 년에 한두 번 집에 행사가 있을 때는 귀찮아도 전문가의 손길을 찾으러~~

오늘은 코코 털 깎고 목욕하는 날, 토이푸들 성견 셀프 미용

털 깎는 걸 얼마나 싫어하는지 보이시죠? 
빨리 해치우는게.. ㅋㅋㅋ 

코코는 클리퍼로 몸은 5번, 발바닥은 40번, 귓속과 겨드랑, 똥꼬와 배는 10번으로 싹싹 밀어주고, 
발은 너무 작아서 꼭 팜팜을 해줘야 합니다.
엄마는 짧은 털은 좋아하지만,
발에 있는 털까지 밀어버리면 너무 없어 보여서 ㅠㅠ


예전에 샵에서 푸들컷을 해줬는데, ㅋㅋ 너무 못생겨서 몰라볼 뻔  
그 뒤로는 절대 머즐 주변 털을 밀지 않습니다.

ㅋㅋㅋ 털을 깎고, 목욕 전에는 꼭 산책을 하고 뒷마당에서 신나게 뛰놀고 나서 
목욕해줍니다.
누구세요?? ㅋㅋㅋ 
치와와 아닌 게 얼마나 다행인지..

대충 드라이어로 말려줘도 털이 짧아서,
신나게 뛰어다니면 다 말라요.
원래 빗질 예쁘게 해서 다시 한번 다듬어야 하는데, 너무 싫어해서 빗질은 내일~

건조기에서 빨래를 꺼내오면, 빨래가 뜨끈뜨끈해서 빨래 속으로 잽싸게 들어가십니다.
코코 때문에 이불 빨래를 자주 하는 편입니다. 
혼자하는 그루밍도 얼마나 잘하는지 이불이랑 소파가 자주 척척해져요. 

오늘은 코코 털 깎고 목욕하는 날, 토이푸들 성견 셀프 미용

코코가 제일 좋아하는 자리... 
소파 사이에 낑겨서 낮잠을 즐기십니다. 

슬개골탈구 수술 이후에 고기 맛이 나는 글루코사민 영양제를 40불 넘는 거를 사줬는데,
이게 아빠는 10불대를 먹고 있는 걸 모르는지, 
본둥만둥 하는군요. ㅠㅠ

이상 코엄마 지영이었어요~



오늘은 코코의 죄책감이 가득한 사진 방출하겠어요~ ^^ 

우리 코코는 7살 먹은, 
애푸리콧이었지만 이제 다 흰색라 생각하는
토이푸들 성견입니다. 
아기였을때는 색깔이 좀 찐했었어요. ^^
2살 넘어서 동물병원을 옮겼는데, 흰색에 체크하시더라구요. 


아기 때부터 사고 치는 일이 거의 없이 착하고 발랄합니다. 
슬개골 탈구와 덧니 말고는 문제도 거의 없었습니다. 
혼자 집도 잘 보고, 손님들 오면 접대의 여왕이 되십니다. 
손님 옆에 착~붙어서 애교가 얼마나 넘치는지.... 



사고랄 것도 없지만 
견생 5년의 사고일지를 정리하자면, 

1. 싼 플립플랍은 쳐다도 안 보면서 엄마가 큰맘 먹고 구입한,
가격이 좀 되는 플립플랍 끈을 잘근잘근 잘라놨습니다. 

2.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소보로빵 비닐 뜯어서 먹고,
나머지는 침대와 소파 구석구석에 쑤셔놨습니다. 

3. 아빠 작업실 쓰레기통에서 과자 부스러기 먹으려고 쓰레기통을 뒤졌습니다.



네 번째 사고 브리핑~ 
얼마 전에 라면을 끓일 때 부스러기 떨어진 걸 먹게 둔 게 사건의 시작인 것 같아요.  
맛을 보지 않은 건 절대 건드리지 않는데... 라면땅 맛을 본 것입니다. 

보통 집에 들어오면, 주차장 문 열리는 소리 위잉~ 과 함께
문 앞에서 꼬리 살살 흔들면서 흥분상태로 우리를 맞이하는 게 보통인데
사고 친 날은 자기 집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꼬리 촥! 내리고요. :0

어머니, 코코는 오늘 몸이 안좋아서 집에서 쉬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럼 엄마는 집을 수색하지요. 
한 번도 건드린 적 없는 라면 바구니에서 컵라면을 꺼냈어요. 
자기 키만한 선반에 있던 건데, 꺼내기도 쉽지 않았을 텐데 말이죠. 
아마 달달 매달려서 용좀 썼을듯싶어요.
 

희한한 건... 라면의 흔적이 없는 겁니다. 
배가 고팠나, 컵라면이라 라면이 작긴 하지만
우리 코코 배도 작아서 이걸 다 먹지는 못했을 텐데...
역시 배가 뽈록 해요.
소파 구석구석 보고, 침대들도 다 봤는데 없더라고요.

배가 고팠나 싶어서 봤더니
자율배식하는 사료는 가득 넘치도록 있더라구요.
사료만 아니면 뭐든 좋아합니다.

코코는 모르는 일입니다


니가 무슨 죄니...  
니가 닿는 곳에 컵라면 둔 엄마가 잘못이지

저도 엄마의 잘못이라는 것에 대공감하는 바입니다.


얘는 그냥 나를 쳐다볼 뿐인데,
그 눈빛이 자꾸 저에게 말을 합니다.


다 먹었구나 싶었던 그 라면은...
며칠 후
거의 사용하지 않는 2층 한구석에서 발견됩니다.
갈수록 똑똑해 지나봐요.

뺐으려는 자와, 뺐기지 않으려는 개의 전쟁은 날이 갈수록... ㅋㅋ

요즘 집 공사하면서 버릴까 하다가
빨아서 침대에 올려놨더니 맘에 드나 봐요.
턱 받침으로 아주 좋아 보여요.


우리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자 코~

#토이푸들_성견 #반려견 #poodle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