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출퇴근하는 시골길입니다.
한겨울인데도 상록수가 많아서 푸르러요.
도시와 도시를 연결해주는 고속도로 주변은 모두 이런 풍경입니다.
마음의 여유가 안 생길 수가 없습니다.
서울에서 평생 살다가 이곳으로 이사 왔을 때만 해도
저녁이 심하게!! 있는 삶이 어색했었습니다.
그때는 시내에 있는 아파트에서 살았었는데,
남편이 5시에 퇴근하면 5시 15분이면 집에 왔거든요.
서울에서 매일 야근 아니면 회식! 각종 모임을 하며
9시 전에 집에 들어가 본 적이 손에 꼽을 정도였는데,
제 인생에 직업 없이 살아본 첫 경험을 미국에서 해봤습니다.
그래서 학교도 다니고, 영어를 배워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교양강좌도 듣고,
봉사활동도 하고, 외로우신 할머니들 찾아서 많이 돌아다녔습니다.
지금 와서 드는 생각이지만, 영어로 설명을 잘 못해서 본의 아니게 거짓말도 참 많이 했습니다. ㅠㅠ
멀리서 온 이방인!
따뜻하게 봐주는 사람들도 있지만,
경계를 하며 보는 사람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우리도 그렇잖아요.
다른 사람들이 틀린 사람 아니라는 걸 알지만
특히나 우리보다 못 사는 나라에서 온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으면
일단 깔고 보잖아요.
어떤 할아버지는 저보고 한국 사람이냐고 묻더니,
저를 성공한 사람 취급하며, 축하를 해주더라고요.
자기 한국전쟁에 참전했었다고 하시면서
너는 여기 와서 참 다행이라고요.
아마도 그 할아버지, 한국을 그때랑 똑같이 생각하고 있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