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쯤 전에(벌써!!), 남편 근육제로가 그래픽 디자이너로 미국회사에 취직을 하게 돼서, 우리의 미국 생활이 시작됐습니다. 

다른 글에서도 잠깐 얘기를 한 적이 있지만, 몇 년 돈도 벌고, 남북 아메리카 대륙 여행도 할 요량으로 왔었지요. 

어학연수나 유학을 갔다 온 친구들이 부럽기도 했고, 미국에서 좀 살면 영어도 저절로 유창하게 될 것만 같았고, 미국물 먹고 세련된 스타일로 변모하리라는.... ㅡ,.ㅡ 

미국물 엄청 먹었는데, 세련은 고사하고 완전 시골쥐가 됐습니다. ㅎㅎ 서울에서도 안된 세련이 여기서라고. 

목화밭이 겁나게도 넓은 동네에 집을 마련하고, 어째 어째 우리는 여기 터를 잡고 살게 됐지요. 그래 하루이틀 살다 보니 낼모레 20년, 인생 순식간입니다.

10년도 훨씬 넘게 살았던 동네... 하늘이 너무 예쁜 시골 동네였어요. Fayetteville NC

앤데믹의 길목에서 우리는 자영업자의 길을 선택했습니다. 

다른 분들 사시는걸 가만히 지켜보니... 우리 같은 평범 버전의 사람들은 노후에도 그냥그냥 지금처럼 살겠더라구요. 그래도 자영업을 하셨던 분들이 조금이나마 큰소리 내시면서(^^) 사는 것 같이 보이고요. 우리는 둘 다 남한테 큰소리치며 사는 걸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젊어서 좀 고생을 하더라도 노후에는 취미생활 하면서 살고 싶다는 욕심은 있지요. 

잘 안 풀리게 돼서 거덜이라도 나게 되면, 다시 취직하면 되지. 미국은 넓고 일할 곳은 널렸는데.... 

아직 그나마 젊었을 때 고생의 길로 들어서보자. 젊어서 편하게 살다 보면 노후에 편하기 힘들다는 결론을 내린 거죠. 

우리도 그 유명한 '아메리칸드림'에 동참하게 됐습니다. 

 

그동안 우리 집과 지인들 집에 인테리어 연습했던 실력으로, 6,000sf (대략 169평 정도 되는군요) 가게 렌트해서 3개월 동안 둘이서만 인테리어를 마치고, 개업하지 이제 일주년이 됐습니다.  

가게는 계속 성장을 하고 있고, 우리는 그만큼 육체노동을 하고 있습니다.

몸은 좀 힘들지만, 그동안 이렇게 맘 편하게 살아본 적이 있었나... 하며 위안을 삼고 있습니다. 

누군가와 소통을 하고 싶고, 또 우리의 이야기를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는 생각으로,

그동안 방만운영 했던 [土木 : Clay & Wood]에서, [미국 자영업자의 성장일기]로 바꾸게 됐어요. 

새로 하나 만들까 싶은 생각도 있었지만, 블로그 한 개도 방만운영하는데 숫자만 늘릴 엄두가 나지 않더라구요. 

매일매일 눈뜨면 일 나오고, 퇴근하고 돌아가서 밥 먹으면 자야 하는 시간이라 새 글 올리는 게 쉽지는 않겠지만... 

시작이 반이라고, 내 취미생활 전용 노트북도 새로 장만하고... 그동안 쓰던 건 가게전용이 돼버렸거든요. 

이곳으로 이사 오고 나서부터는 바쁜 일상과 아는 사람 없는 동네, 좁은 집과 아래 위층에 사는 다른 사람을 배려해야 하는... 소소한 스트레스가 있거든요. 집에 노트북이 있으면 왠지 세상과 소통이 저절로 될 것만 같아서요. 가게에서 매일 쓰는 노트북을 들고 다니기도 힘들다는 핑계도 있고. 

허나 매일 책상에 가만히 놓여있다 방전된 두 번째 노트북을 쳐다보며 비웃음 날리시는 남편에게 이제 민망해지는 순간이지만.... 그래도 이렇게 첫 번째 글을 올리게 됐어요.

 

앞으로 더 많은 이야기들이 쑥쑥 나오기를 기대하면서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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